9월 4일 금요일평온
2년을 매일 봤는데 이름을 모르더라고
2년 동안 매일 오시는 손님이 계신데, 정작 나는 그분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이름을 모르면서도 안 오시면 자꾸 마음이 쓰인다.
늘 앉으시던 창가 둘째 자리가 텅 비어 있던 날을 기억한다. 아메리카노를 내리면서도 나도 모르게 자꾸 문 쪽을 두리번거렸다. 다음 날 오셔서 병원에 다녀왔다고 말씀하시는데, 그제야 내가 이분의 이름을 모른다는 게 문득 이상하게 느껴졌다.
매일 아침 그분이 창가에 앉아 신문을 펼치면 비로소 오늘 하루가 시작된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진다. 신문 펼치는 소리에 맞춰 나도 앞치마 끈을 다시 바짝 묶는다. 말은 많이 나누지 않아도, 우리는 매일 아침 그렇게 서로의 하루를 확인하고 있었다.
매일 뵙는데도 먼저 이름을 묻는 건 괜히 조심스럽다.
손님이 두 손으로 컵을 감싸고 첫 모금을 천천히 드시는 걸 볼 때면, 오늘 커피도 괜찮았구나 싶어 비로소 마음을 놓는다. 내 몫의 커피가 다 식어가도, 그분의 잔이 깨끗하게 비워진 것을 보면 오늘 아침도 무사히 잘 지나간 것 같다.
이름조차 주고받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서로 하루를 건네며 안부를 살피는 사이가 되었다. 이 자리를 오래 지키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