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금요일담담
집 냄새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명절에 내려갔던 집에서는 코 끝에 걸려 있던 마늘 냄새가 며칠을 갔다. 자취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아서, 한동안 빈 택배 상자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현관문을 닫고도 바로 불을 켜지 않은 채 잠깐 서 있는다. 신발을 벗지도 않고 조용히 멈춰 있으면, 냉장고가 낮게 돌아가는 소리가 가만히 귓가에 닿는다. 아 오늘 하루도 별일 없이 무사히 지나갔구나 싶은 마음이 들 때쯤 그제야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곤 한다.
문 뒤에 가만히 서 있는 그 몇 초가 그날의 소란을 방 안쪽에 조용히 내려놓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방에 들어서면 불이 꺼진 주방 쪽 냉장고 불빛이 이상하게 먼저 눈에 든다. 문을 연 것도 아닌데 그 은은한 틈을 보면 늦은 밤에 뭐라도 꺼내 먹어야 하나 싶어진다. 냉장고 문을 열어 마음에 드는 걸 찾기보다는 그냥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문을 닫아버릴 때가 훨씬 많다.
침대에 누워서도 휴대폰을 한참 들여다본다. 의미 없는 사진들을 넘기다 손에서 휴대폰을 스르륵 놓치는 순간이 오면 그제야 방이 꽉 차게 어두워진다. 그 어둠 속에서 천장이나 커튼 끝을 오래 바라보다 보면, 아주천천히 생각이 느려지면서 잠에 빠져든다.
집 냄새가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저 이 텅 빈 상자 같은 공기 속에서 하루를 잘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