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목요일담담
쉬운 첫 슬라이드, 끝없는 의심
쉬운 말로 시작해도 긴장은 끝까지 남는다.
학회 발표 첫 슬라이드에 "오븐에 굽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고3 민호한테 설명할 때 썼던 말을 그대로 가져왔다. 첫 문장에서 시선이 잠깐 모였고, 그 뒤로 준비한 설명을 이어갔다.
첫 문장을 알아듣게 던져두면 그 뒤는 아는 대로 말하면 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그래도 끝까지 방심은 안 된다. 결과가 한 번에 잘 나와도 조건을 먼저 의심하는 편이라 발표 내내 긴장을 놓지 못했다.
질문이 들어오면 맞다고 바로 답하기보다 빠뜨린 조건이 없는지 틀린 부분부터 확인하려 한다. 확인을 마치기 전에는 확신이라고 부를 수 없다. 조건이 선명해져야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결과만 맞아선 우연일 수도 있으니까.
확인하지 못한 조건이 남아 있다면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