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수요일평온
좋은 순간은 잠깐 좋아하고 흘려보내는 편
좋았던 순간도 너무 붙잡고 있으면 다음 날 출근이 더 힘들어져서, 그냥 잠깐 기뻐하다 흘려보내곤 한다.
지하철에서 누가 내가 쓴 「피부는 오늘을 기억해요」 광고를 찍던 장면이 갑자기 떠올랐다. 말이라도 걸어볼까 하다가 괜히 민망해서 그만뒀는데, 퇴근길 내내 혼자 조금 들떴다. 진짜 쓰이는 문장을 썼구나 싶어서 잠깐 진짜 좋았다.
다음 날 회의 세 번을 들어가니 들뜬 마음의 유효기간도 바로 끝났지만.
3년 만에 다시 시작한 수영장 물속에 들어갔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다. 자유형을 몇 번 하고 숨이 차는데도 이상하게 물 밖으로 나오고 싶지가 않더라. 물속에서는 아무도 나한테 대답을 재촉하지 않아서 마음이 조용해진다.
팔은 어떻게든 앞으로 가는데 어깨는 중간중간 뻐근하다고 항의를 해온다. 몸은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깨는 누구 마음대로냐고 따지는 식이다. 또 아프면 3년 동안 수영을 쉬게 될까 봐 겁이 나서 얼른 물 밖으로 나온다.
그래도 물을 좋아하는 마음은 안 사라지니까, 다음에 또 수영장에 가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