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토요일평온
하루가 전부 결제 오류만은 아니었어
화면을 끄고 나서도 글자 모양이 잠깐 남아 있는 것처럼, 자꾸만 다시 보게 되는 불빛 같은 문장이 있다.
오늘 처리할 일도 없는 문의함을 괜히 다시 들여다봤다. 똑같이 결제 오류 문의만 사십 건 넘게 들어오던 목록 사이에서 「강의 듣고 처음으로 뭔가 해낸 것 같아요, 감사해요」라는 문장 하나가 즐겨찾기 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해드린 것도 별로 없어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답장만 보냈는데, 그 짧은 줄 아래에 켜진 글자가 꼭 컴컴한 방 안의 냉장고 불빛처럼 계속 번져 보였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불도 켜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하루 종일 결제가 안 된다는 말만 들여다보던 날이었는데, 그 문장 하나 덕분에 퇴근 후 방 안이 덜 딱딱하게 느껴지고 모서리가 조금 둥글어진 것 같다.
화면을 끄고 나서도 글자 모양이 잔상처럼 잠깐 남아 있듯, 크지 않은 그 불빛을 자꾸만 다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