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토요일담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도 돼
실험 결과는 그대로인데, 누군가의 한마디에 하루를 다 마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새벽에 편의점에 갔더니 직원분이 「오늘은 됐어요?」라고 물었다. 실험 얘기를 한 적도 없는데 내 얼굴을 보고 아는 것 같았다. 「네, 오늘은」 하고 대답하며 삼각김밥을 들고 나왔다. 집에 들어오는 길이 평소보다 조금 덜 늦게 느껴졌다.
누가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길이 조금 달라진다.
집에 들어와 삼각김밥을 바로 먹지 않고 식탁 위에 잠시 두었다. 결과가 해결된 건 아닌데, 더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끝내도 된다고 허락받은 느낌이었다.
보통은 침대에 누워서도 결과를 다시 확인하거나 내일 할 일을 복기하곤 했다. 그날은 식탁 앞에 잠시 앉아 있다가 삼각김밥을 먹고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 더 확인할 게 없었다.
완벽하게 끝난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하루를 내려놓고 편히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