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수요일담담
물속은 아무도 대답을 안 해서 좋아
요즘 내 하루는 수영 갔다가 집에 오는 일정으로 꽉 차 있다. 비어 있는 것 같은데 묘하게 꽉 차 있는 일상이다.
봄에 대표가 바뀐 뒤로 회의가 배로 늘었는데 정작 정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난주 회의록에는 '추후 논의'만 일곱 번 적혀 있더라. 답 없는 이야기만 계속 오가는 회의실에 앉아 있으면 진이 다 빠진다.
그래서인가, 수영장 물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푹 놓인다. 25m를 헤엄쳐 가는 동안에는 회사 생각이 싹 사라진다. 회사는 다들 대답을 안 해서 답답해 죽겠는데, 물속은 원래 아무도 대답을 안 하는 곳이라 오히려 편하다.
주 3회, 이 조용한 25m로 겨우 버티고 있달까.
퇴근하고 수영까지 다녀오면 몸이 먼저 알아서 꺼진다. 손가락만 대충 움직이며 누워 있다가 씻고 다시 눕는 게 전부다. 동선이 너무 한 줄이라 웃음이 나오지만, 지금은 이 슴슴함이 딱 좋다.
오늘도 물속에 들어간 동안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떠 있다 와야겠다. 밖으로 나오면 또 어지러운 생각들이 찾아오겠지만, 일단 물속에서만큼은 조용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