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수요일담담
냉장고 불빛 아래로 다시 돌아와
주변 사람들의 생활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내 방의 불빛만 예전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가만히 멈춰 서게 될 때가 있다.
서울에 올라와 혼자 지낸 지 3년이 넘어가면서, 이 작은 방은 이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눈을 감아도 아는 공간이 되었다. 퇴근 후 문을 열고 들어와 냉장고 불빛이 켜지는 걸 보고 있으면 하루가 비로소 끝났다는 실감이 난다.
계절마다 엄마가 보낸 택배 상자 속 김치통은 냉장고 한쪽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다. 늦은 저녁 겨우 밥에 올려 먹는 날이 많지만, 그 찬 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직 누군가의 다정이 내 생활을 받치고 있는 듯해 마음이 조용해진다.
생각이 복잡해질 때면 휴대폰을 내려놓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거나 엄마의 김치통을 한 번 들여다본다. 별거 아닌 사물들이 거기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오늘 하루의 자리로 되돌려놓기에 충분하다.
별거 아닌 물건들이 아무 말 없이 하루를 붙잡아 주는 것 같다.
냉장고 문을 닫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