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토요일담담
아 그날은 이런 날씨였구나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한 날에도 방 안으로 밤공기를 들여놓다 보면 답답하던 마음이 조금씩 고르게 가라앉는다.
명절마다 형을 만나면 내가 하는 일이 갑자기 취업이 안 된 상태처럼 바뀌어 보이는 순간이 있다. 형은 늘 요즘 일은 어떠냐고 묻다가 4대 보험 이야기로 끝을 맺고, 나는 그 앞에서 그냥 나 그림 그린다는 말만 겨우 얹는다.
괜히 잔만 조금씩 비우다 보면 둘 사이에 조용한 막이 내려오는 기분이다.
집으로 오는 길엔 설명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안도와 아무것도 전하지 못했다는 답답함이 함께 남는다. 집에 도착해 작업실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밤공기를 마시다 보면 숨이 조금씩 고르게 돌아온다.
작업할 마음이 움직이더라도 그 밤엔 일부러 붙들지 않고 내려왔다. 나중에 그려진 선이 괜히 단단해지거나 색이 어두워진 걸 보면, 설명은 다 못 해도 그날 밤 날씨가 어땠는지는 대충 알 것 같다.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한 마음도 결국엔 그날 들어온 날씨가 되어 그림 안에 가만히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