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월요일평온
냉장고 문을 열면 조용해져
가끔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하다.
물 마시려다 냉장고 문을 열고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계란 넷, 김치 반 통, 안 버린 요거트 하나. 그 환한 불빛 아래선 아무것도 설명하거나 결정하지 않아도 돼서 잠시 마음을 놓았다.
퇴근하고 나면 말 자체가 잔상처럼 남아 있을 때가 있다.
문을 닫고 불을 꺼도 냉장고 안의 흰빛이 눈앞에 잔상으로 남아 있는 듯했다. 덕분에 하루가 천천히 닫히는 기분을 느끼며 가만히 누워 있었다.
아침엔 커튼 사이로 어지럽게 들어오는 빛을 보며 누워 있는다. 차 지나가는 소리나 냉장고 소리를 들으며, 아직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몇 분을 가만히 누려본다.
문을 열고 닫는 그 짧은 순간들에 기대어 오늘 하루도 천천히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