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수요일아쉬움
글씨가 좀 엄마 같았던 것 같아
냉장고를 열 때마다 예전 생각이 난다. 반찬통에 붙어 있던 작은 메모 같은 게 아직도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같다.
역 승강장에서 엄마가 돌아서며 들어가라고 했을 때, 나는 괜히 엄마 가방 손잡이만 보고 있었다. 손잡이의 닳고 까진 부분에 시선을 두고 있으면 엄마가 기차를 타고 멀어진다는 사실이 조금은 늦게 찾아오는 것 같았다.
얼굴을 보면 돌아서지 못할 것 같았다.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문을 열고 들어와 냉장고를 열었을 때, 차가운 불빛 아래 줄 맞춰 있던 반찬통 여덟 개가 먼저 보였다. 그 통들 위에 이름과 먹는 법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하나씩 꺼내보지도 않은 채, 냉장고 문을 열어둔 채로 이름이 붙은 반찬통들을 한참 보고 있었다.
그날 냉장고 안에 줄 맞춰 놓여 있던 그 모습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