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일요일평온
손님으로 마시는 첫 잔, 사장으로 여는 하루
가게 문을 열기 전, 손님이 오기 전의 그 짧은 시간이 나에게는 귀하다.
오늘 새 원두가 들어와서 창가 화분 옆에 앉아 아침 첫 잔을 마셨다. 가게 문을 열기 전에는 누구에게도 팔지 않고 내가 먼저 잔을 비운다. 이때만큼은 사장님이 아니라 손님으로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 커피 맛도 더 잘 느껴지고, 오늘 커피가 괜찮으면 '오늘도 해보자' 싶어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그 한 잔이 맛있으면 그날은 어떻게든 버텨진다.
불을 켜면 잠깐 멍하다가도 창가 화분이 보이고 가게가 깨어나는 게 느껴진다. 제일 먼저 창가 쪽 햇빛에 비친 먼지를 닦아내는데, 그걸 정리하고 나면 이제 진짜 문을 연 기분이 든다. 물걸레를 내려놓고 컵과 원두를 살피다 첫 손님이 들어오시면 그때부터는 손님들 하루에 맞춰 움직이게 된다. 조용히 앉는 손님이 오시면 나도 조용해지고, 급한 분이 오시면 손이 빨라진다.
저녁에 유나가 가게로 오면 분위기가 조금 밝아진다. "엄마, 오늘은 뭐 남았어?" 하며 옆에 와 앉을 때면, 손님들의 하루로 채워지던 공간에 비로소 나의 하루도 같이 섞이는 것 같다.
첫 잔이 괜찮고 '오늘도 해보자' 마음이 들면, 그걸로 일단 문을 열어낼 수 있다.